“The Arnolfini Portrait”, painted by Jan van Eyck in 1434, is one of the most debated and interpreted masterpieces in art history. From marriage vows and prenuptial contracts to memorial portraits, multiple theories coexist, while details such as the dog, oranges, mirror, pattens, and prayer beads carry rich symbolic meanings. Far beyond a simple double portrait, this work serves as a visual record of 15th-century Flemish wealth, faith, and social status, remaining a captivating mystery that has fascinated viewers for over six centuries.

<아르놀피니 부부의 초상>은 얀 반 에이크(Jan van Eyck)가 1434년에 완성한 걸작으로, 미술사에서 가장 많은 해석과 논쟁을 불러온 명화 중 하나입니다. 결혼식 장면, 혼인 계약, 추모 초상 등 다양한 설이 공존하며, 개·오렌지·거울·패튼·염주 같은 세부 요소들이 각각 상징적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단순한 부부 초상이 아니라, 15세기 플랑드르 상류층의 부와 신앙, 사회적 지위를 동시에 보여주는 ‘시각적 기록’이자 600년 동안 사람들을 매혹시킨 미스터리한 그림입니다.

Full title : Portrait of Giovanni(?) Arnolfini and his Wife
Artist :Jan van Eyck
Artist dates : active 1422; died 1441
Date made : 1434
Medium and support : oil on wood
Dimensions : 82.2 × 60 cm

제목 : 조반니(?) 아르놀피니와 그의 아내의 초상

작가 : 얀 반 에이크

작가 활동 기간 : 1422년경 활동, 1441년 사망

제작연도 : 1434년

재료와 기법 : 목판 위에 유채

크기 : 82.2 X 60 cm

작품 개요

이 작품은 세계에서 굉장히 유명하고, 해석 논쟁이 뜨거운 작품이지요. 전문가들의 다양한 해석은 뒤에서 소개하고, 먼저 작품 디테일을 살펴보아요.

이 작품에서는 화려하게 차려입은 남성과 여성이 실내 공간에 손을 맞대고 서있습니다.

커다란 침대가 보이지만 놀랍게도 이 공간은 침실이 아니라고 합니다. 당시에는 가장 값비싼 가구인 침대가 응접실의 필수 가구였다고 합니다. 이 곳은 오늘날의 거실로 볼 수 있는거죠. 시선을 사로잡는 고급스러워 보이는 큰 침대는 값비싼 붉은 모직 천으로 덮여있습니다.

벤치도 값비싼 붉은 모직 천으로 덮여있고, 같은 고급 천으로 만든 쿠션이 놓여져 있습니다. 바닥에는 동양식 카페시 깔려있습니다.

천장에는 멋진 황동 샹들리에가 달려있습니다. 그런데 촛불은 1개만 켜져있네요.

바닥은 나무판, 벽은 석고로 마감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부유한 상인의 (당시) 현대적 스타일의 저택으로 보입니다. 건물은 벽돌구조이며, 창문은 정원 쪽으로 열려있고, 열린 덧창 사이로 체리나무가 보입니다.

무심하게 놓여진 오렌지는 사실 이 부부의 부를 상징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당시에 오렌지는 무척 비싼 과일이었거든요. 수입 과일이라는 점도 상인 계급으로서 국제 무역 자부심을 표현하는 상징일 수도 있지요.

이 귀여운 강아지 또한 부부가 부유하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습니다. 실내견인 작은 테리어 종은 금전적 여유가 있는 가정만 키울 수 있었다고 합니다. 똘망똘망한 눈빛이 너무 귀엽죠.

왼쪽 아래에 있는 이 것은 무엇인지 아시나요?

이것은 패튼(Patten)이에요. 패튼은 14-19세기 유럽에서 신었던 덧신입니다. 신발을 신은 채로 덧신는, 바닥이 두껍고 딱딱한 덧신이죠. 나무, 가죽, 금속 등으로 발 모양의 평평한 판을 만들고, 끈이나 가죽 스트랩을 달아 만들었습니다. 당시에 도시 거리는 배수 시설이 나빠서 흙탕물, 오물, 쓰레기가 아주 많았어요. 그림에 보이는 패턴 바닥에도 진흙이 묻어있는 것으로 보여요. 패튼을 신고 외부활동을 하다가 실내에 들어오면 벗어서 실내 바닥을 깨끗하게 유지하고자 한거죠. 또한 당시 신발은 부드러운 재질의 가죽 신발이 많았기 때문에, 신발을 보호하는 역할도 했다고 합니다.

굳이 그림에 이 패튼을 왜 그려 넣을 것일까요? 여러 해석이 존재합니다. 신발을 벗는 행위 자체가 성경에서 ‘거룩한 땅’에 들어갈때 하는 행동이기 때문에, 이 순간-공간은 신성한 곳임을 암시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우세한 편입니다. 부의 은근한 과시를 위해 그려넣었다는 썰도 신빙성 있어보입니다. 당시 패튼은 값비싼 고급 외출용품이었으니까요. 상징과 무관하게, 반 에이크가 당대 생활상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려고 넣은 소품이라는 의견도 있어요. 다른 반 에이크 작품에서도 생활용품이 실제 모습 그대로 등장하기도 하니까요.

이처럼 얀 반 에이크는 이 작품에서 당시 생활용품을 그대로 그려넣었기 때문에, 실제 방을 있는 그대로 그린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방안의 모든 사물들이 부부의 부와 지위를 과시하되, 귀족을 흉내낸다는 비판을 피할 수 있도록 신중하게 선택된 것 같다는 의견이 더욱 우세하지요.

이 예쁘지만 쓸모없어 보이는 것은 무엇인고- 했더니 ‘염주’랍니다. 빛을 받아 예쁘게 반짝거리고 있는 것으로 보아 목재가 아니라, 수정이나 호박, 또는 유리 구슬로 만든 것으로 보입니다. 역시나 부의 상징이겠지요. 부부가 기독교 신앙을 가지고 있으며, 신 앞에서 맹세한다는 의미일수도 있을 것 같아요.

먼지털이개인줄 알았던 이 것은 빗자루랍니다. 당시 빗자루는 집안일과 청결을 대표하는 상징물이었다고 해요. 청결은 중세 상징학에서 ‘몸과 마음의 순수함’을 의미한다고 하기도 하죠.

누군가는 염주는 ‘영적 순결’, 빗자루는 ‘물리적 청결’을 상징하는 한 쌍이 아니겠느냐고 하기도 합니다. 즉, 이 두 물건은 영혼과 가정을 깨끗하게 유지하라는 메시지라는 거죠.

혹은 그냥 이 시대 가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물건이었을수도 있고요.


이제 작품의 주인공들을 살펴볼까요?

남성은 땋은 검은색 밀짚모자, 차퍼론(Chaperon)를 쓰고 있습니다. 중세 유럽식 모자이지요. 당시 부르주아 계층이 외출 할 때 썼고, 여름에는 밀짚, 겨울이는 모직이나 벨벳으로 만들었다고 해요.

딱 봐도 비싸보이는 갈색 모피로 장식된 긴 겉옷은 터바드(Tabard)라고 합니다. 이 옷의 소재는 비단 벨벳(Silk Velvet)으로 보인다고 하네요. 터바드 안에 입은 옷은 더블릿(Doublet)이라고 하는데요, 몸에 꼭 맞는 재킷 형태의 상의를 말합니다. 손목 부분에는 은색 커프스(Cuffs)가 보입니다. 지금은 소매 끝단을 단추로 여미지만, 중세 시대에는 천, 레이스, 금속장식 등 다양한 소재로 마감했다고 합니다. 그림 속의 실버 커프스는 금속 장식일수도 있고, 은색 실로 짠 직물이나 레이스일수도 있어요.

중세 시대의 여성 헤어스타일은 늘 놀랍지요.

작품의 히로인, 이 여성은 당시 유럽, 특히 부르고뉴와 플랑드르 지방에서 유행하는 뿔 모양 머리 장식과 베일을 쓰고 있습니다.

머리에 쓴 뿔 장식은 쉽게 익숙해지지 않는데요, 머리 양쪽에 뿔이 솟아오른 것처럼 보여요. 이 머리 뿔 장식은 부르고뉴 궁정에서 시작된 패션 아이템이라고 하는데, 당시 이마가 넓고 턱이 뾰족한 얼굴형을 미인으로 보았기 때문에, 뿔 장식이 얼굴을 길고 좁아보이게 해준다고 본거죠.

뿔 장식 위에는 4겹으로 보이는 흰색 베일을 쓰고 있어요. 한개의 천을 여러번 접어서 머리에 쓴 것으로 보입니다. 중세에는 기혼 여성들이 외출시 머리를 가리는 것이 예의였다고 합니다.

여성의 드레스는 15세기 당시 플랑드르 상류층 여성이 있던 고급 모직 가운의 전형이라고 합니다. 당시 염색이 가장 어려운 색 중 하나가 선명한 녹색이었기 때문에, 이 드레스는 값비싼 천연 염료로 물들인 고급 원단으로 보입니다. 옷의 안감과 장식에는 흰 모피가 쓰였는데, 학자들은 흰족제비 또는 청서 뱃털로 추정합니다. 예나 지금이나 모피는 귀족과 부유층의 전유물이지요.

뒤로 길게 늘어뜨린 치마자낙, 즉 롱 트레인은 당시 결혼식이나 공식적인 자리에서만 입었기 때문에 이 풍경을 결혼식으로 보는 사람도 많습니다. 그저 부의 과시일수도 있고요. 끝이 톱니모양으로 장식된 소매는 다가드 소매라고 하는데, 재단이 어렵교 비싼 기법이라 사치품으로 간주되었답니다.

예쁘고 고급스러운 드레스를 보고도, 가장 놀라운 사실은 여성이 임신한 것이 아니라는 거에요. 여성은 배 부분을 자신의 두 손으로 들어올리고 있습니다. 이는 당시 부유층 여성들이 드레스를 풍성하게 보이게 하기 위해 유행했다고 합니다. 치마를 이렇게 들어올리면 안쪽 모피가 보이면서 고급스러운 안감을 함께 과시하는 효과도 있었다죠.

이 두사람은 이탈리아 상인 아르놀피니 가문의 일원일 가능성이 크며, 1430년대 당시 30년대 후반이었던 조반니 디 니콜라오 디 아르놀피니(별명 지안니노 혹은 제하닌)로 추정됩니다. 여성은 그의 두번째 부인으로 보이나, 이름을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작품 중심에 있는 대형 원형 볼록 거울을 살펴볼까요?

그다지 크지 않은 작품이기 때문에 이 세밀한 묘사는 가까이서 눈을 크게 뜨고 봐야 알아보실 수 있습니다. 얀 반 에이크의 세밀하고 현실적인 묘사가 놀랍기만 합니다.

거울을 자세히 보면, 모델인 두사람 외에도 두 사람이 더 보입니다. 누구일까요?

뜬금없이 거울 위에는 한 문구가 적혀있습니다.

Johannes de Eyck fuit hic. 1434 (‘얀 반 에이크가 여기에 있었다. 1434’)

거울 속 인물이 반 에이크와 그의 일행이라는 뜻일까요? 아니면 그저 작가와 제작연도 서명을 남긴 것일까요.

적외선 반사 촬영으로 확인한 밑그림에는 초기 단계에서 인물, 가구, 건축만 배치되고, 개, 샹들리에, 의자, 염주, 벗어놓은 신발 등은 나중에 추가되었습니다. 인물의 얼굴과 신체 비율도 수정되었으며, 특히 남성은 얼굴이 작아지고 비율이 이상화되었습니다. 방 역시 실제 공간을 그대로 그린 것이 아니라, 샹들리에 위치, 침대 길이, 거울 크기 등에서 모순이 발견됩니다.

사용된 안료는 특별하지 않지만, 세밀한 묘사가 놀랍습니다. 오렌지가 창틀의 광택에 비치고, 침대 옆 벽의 염주는 그림자와 반사를 동시에 드리웁니다. 반 에이크는 붓 끝 뿐만 아니라 손가락, 붓대 등을 사용해 색을 얹었고, 개 다리 그림자 옆에는 그의 엄지 지문 자국도 남아있다고 합니다.


이제 이 작품에 대한 다양한 해석을 살펴볼까요?

1. 결혼식 장면 설 (전통 해석)

  • 내용: 두 사람이 결혼 서약을 하고 있는 순간을 묘사.
  • 근거
    • 거울 위 서명: “Jan van Eyck was here. 1434” → 결혼 증인 서명처럼 보임.
    • 거울 속 두 인물 → 신랑·신부 뒤의 증인 2명.
    • 신발 벗음(패튼) → 성스러운 땅에 들어왔음을 의미.
  • 반론: 현대 연구자들은 이 장면이 실제 결혼식보다는 이미 결혼한 부부의 초상일 가능성이 높다고 봄.

2. 혼인 계약 증명서 설

  • 내용: 결혼식이 아니라 재산·지참금·권리 관련 혼인 계약 체결을 기록한 그림.
  • 근거: 15세기 부르고뉴·플랑드르에서는 초상화가 법적 문서 역할을 하기도 했음.
  • 포인트: 당시엔 공증 개념이 미약했기 때문에, 화가의 서명이 ‘계약의 증거’가 될 수 있었음.

3. 추모 초상(Memorial Portrait) 설

  • 내용: 아내가 이미 사망했거나, 결혼 직후 세상을 떠나 이를 추모하는 목적으로 제작.
  • 근거
    • 샹들리에 → 남편 쪽 촛불은 켜져 있고, 아내 쪽은 꺼져 있음.
    • 여인의 창백함, 부동의 표정.
    • 침대와 붉은색 → 출산과 죽음을 동시에 연상시키는 중세 상징.
  • 재미 포인트: “살아 있는 남편 + 죽은 아내”라는 ‘이중 시간’ 개념.

3. 추모 초상(Memorial Portrait) 설

  • 내용: 아내가 이미 사망했거나, 결혼 직후 세상을 떠나 이를 추모하는 목적으로 제작.
  • 근거
    • 샹들리에 → 남편 쪽 촛불은 켜져 있고, 아내 쪽은 꺼져 있음.
    • 여인의 창백함, 부동의 표정.
    • 침대와 붉은색 → 출산과 죽음을 동시에 연상시키는 중세 상징.
  • 재미 포인트: “살아 있는 남편 + 죽은 아내”라는 ‘이중 시간’ 개념.

4. 부의 과시 + 이상적 부부상 설

  • 내용: 단순 초상이라기보다 브루주아의 PR 이미지.
  • 근거:
    • 값비싼 오렌지, 동양 카펫, 황동 샹들리에 → 상인 계급의 국제 교역 네트워크 과시.
    • 여성의 드레스와 모피 → 신분과 재력의 상징.
  • 특징: 귀족처럼 화려하진 않지만, ‘절제된 사치’로 교양을 강조.

5. 종교적·상징 코드 해석

  • → 부부의 충성·신의.
  • 오렌지 → 에덴동산·풍요.
  • 거울 테두리 → 그리스도의 수난 10장면.
  • 신발 벗음 → 거룩한 장소.
  • 빗자루 → 가정의 정결함.
  • 염주 → 신앙심.
  • 침대 → 결혼의 결합과 가정의 번영.

6. 거울 속 인물 미스터리

  • 거울 속 두 사람 중 한 명이 반 에이크 본인일 수 있다는 설.
  • 화가 자신이 그림 속에 ‘방문자’로 등장 → 매우 현대적인 메타 연출.
  • 다른 해석: 법적 증인 2인일 가능성이 큼.

7. 렌즈 없는 사진 설

  • 반 에이크의 극도로 세밀한 묘사를 ‘15세기판 사진’으로 보는 시각.
  • 볼록거울 왜곡, 빛 반사, 표면 질감 표현 → 당시 광학 원리를 직감적으로 활용.
  • “광학적 사실주의”의 초기 사례로 평가.


이 그림이 재미있는 이유는 “정답이 없다”는 점이에요.

사랑의 서약일 수도, 부부의 재산 보고서일 수도, 죽은 이를 위한 기억 장치일 수도 있습니다.
그 모호함이 오히려 사람들을 600년 넘게 이 그림 앞에서 토론하게 만들었죠.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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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is a collection of stories — mine and, perhaps, yours as well.

Through these colors, I hope to inspire you to see the extraordinary in the ordinary, the profound in the fleeting, and the art in every corner of life.

Let’s celebrate the beauty of life’s colors, one story at a time.